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피 흘리고 겨우 나아지기

by 만들 2019. 8. 27.

"저는 멘토가 될 자격도 능력도 없지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습니다. 앞으로 꽤 많은 것들이 여러분 뜻대로 안 될 겁니다. 특히 인간관계가 그렇겠죠. 아무리 조심해도 분명히 상처를 주거나 받게 될 거예요. 그 난관을, 여러분은 지극히 이기적인 방식으로 돌파라려고 할 것이고, 마침내 돌파할 거예요. 인간이니까. 인간이란 그런 존재이니까. 그리고 훗날 회환과 함께 돌아볼 때가 올 텐데, 바로 그때, 뭔가를 배우게 될 겁니다. 그리고 아주 조금 달라질 거예요.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, 나는 아주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됩니다."

 

우리는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? 신형철 <슬픔을 공부하는 슬픔>(한겨레출판, 2018) 176 p.

 

'사춘기'라는 단어를 영 불만스럽게 여겼던 시절이 떠오른다. 내가 겪는 일들과 느끼는 감정들이 독특하고 고유한 것이길 바라는 마음이 전부터 있었다. 딱히 성취하고픈 욕망은 아니다. 내가 특별하진 않단 사실이 주는 위안이 씁쓸함보다 크다.